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9
어제:
219
전체:
5,030,244

이달의 작가
제1시집
2008.05.09 14:09

동굴

조회 수 340 추천 수 4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동굴



                                                     이 월란




어둠이 오면 동굴이 되는 사람들
태몽 속에서 유산되지 않을 목숨을 키운다
내일이면 방생할 몸
재난을 대비하려
새로운 가면이 벽에 걸리고
수의(壽衣)를 준비하듯 내일 입을 옷을 꺼내어둔다
염(殮)하듯 구석구석을 씻어낸 후
관속에 눕듯
정결히 누워 죽음을 연습한다
두려움에
그리움의 외줄을 타는 광대놀이
환한 빛 아래 중성이어야 했던 그들, 마음놓고
암컷이 되고 수컷이 된다
가뭄을 익혀 눈물병에 물을 저축하고
태양을 복제한 백열등 아래 진창길 육신을 말리며
무릎 오그린 태중의 모습으로
양수같은 어둠에 안기면
기어코 날짐승이 되어
가슴에 사다리를 놓고 별을 따러 올라간다
꽃이 되고
바람이 되고
안개가 되고
하늘로 쏟아져 올라가는 사람들의 빗소리
포도(鋪道)의 기승에서 도망친 사람들은
어둠의 낭하(廊下)에서 차라리
행복해지고 마는 것이다
서러운 금단(禁斷)의 순간이 날아다닌다
페시미즘의 지병을 다스리는 소리
농밀한 어둠과 동침에 들어가는
동굴 속


                                               2007-07-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사랑하다 미쳐라 이월란 2008.05.10 332
990 사랑이라 부르면 이월란 2009.10.01 270
989 사랑의 지도 이월란 2009.05.09 390
988 수필 사랑의 복수 이월란 2008.05.07 587
987 사랑의 방식 이월란 2008.05.09 410
986 사랑의 기원起源 이월란 2009.11.16 429
985 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월란 2008.05.09 367
984 사랑을 달아보다 이월란 2011.10.24 464
983 사랑은 이월란 2008.05.10 253
982 사랑아 2 이월란 2008.05.09 303
981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980 사랑빚 이월란 2009.12.31 374
979 사랑밖에 이월란 2010.09.06 372
978 사랑과 이별 이월란 2010.08.08 383
977 사랑 9 이월란 2009.09.29 289
976 사랑 8 이월란 2009.01.15 280
975 사랑 7 이월란 2008.09.02 211
974 사랑 6 이월란 2008.05.10 227
973 사랑 5 이월란 2008.05.10 287
972 제2시집 사랑 4 이월란 2008.05.10 258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