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9
어제:
265
전체:
5,022,443

이달의 작가
2008.05.10 07:46

생인손

조회 수 36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인손


                                     이 월란




온 몸으로 버텨온 것들이 있었다
만개되지 못한 감꽃 하나
지상의 바다로 투신하면
빛처럼 낙화하면
순간의 파열음으로 허망히 피었다 지는
감춰진 폭죽같은 개화의 날을
나마저 애써 잊고 있었는가
무곡선 기다리는 허기진 인파 속에서
까치발을 세우지 않았는가
저 철길의 끝은 어디일까
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석양에 걸린 마디마디 나의 뼈집들이
더불어 일몰을 준비하면
몸 끝에서 돋아나는 푹익은 종창 하나
고름을 안고 버티고 있다
곱나들던 화농균들이 집을 지었다
세상과 가까운 곳에 터를 닦았다
수지침이라도 꽂아 저 열탕의 세상으로 터져버리면
정녕 살균의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농익은 부스럼들이 샅을 빠져나와
손끝에서 사라져 줄까
정녕 사라져 줄까
감염된 열 손가락 평상 위에 고이 말리고
병색 짙어가는 여생의 낯을
험애한 저 언덕 너머로
한번쯤 환하게 들어볼 날도 있을까

                            
                                              2007-07-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1 유리기둥 이월란 2008.05.09 379
1430 눕고 싶을 때가 있다 이월란 2008.05.09 400
1429 제1시집 동굴 이월란 2008.05.09 340
1428 제1시집 바람서리 이월란 2008.05.09 330
1427 수필 타인의 명절 이월란 2008.05.10 589
»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364
1425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324
1424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323
1423 미로아(迷路兒) 이월란 2008.05.10 299
1422 빈가방 이월란 2008.05.10 378
1421 제1시집 이월란 2008.05.10 338
1420 가시목 이월란 2008.05.10 385
1419 별 2 이월란 2008.05.10 267
1418 별리(別離) 이월란 2008.05.10 417
1417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1416 붉어져가는 기억들 이월란 2008.05.10 294
1415 너에게 갇혀서 이월란 2008.05.10 323
1414 기다림에 대하여 이월란 2008.05.10 282
1413 가을이 오면 이월란 2008.05.10 255
1412 꽃그늘 이월란 2008.05.10 256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