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0
어제:
298
전체:
5,023,997

이달의 작가
2008.05.10 07:46

생인손

조회 수 364 추천 수 4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생인손


                                     이 월란




온 몸으로 버텨온 것들이 있었다
만개되지 못한 감꽃 하나
지상의 바다로 투신하면
빛처럼 낙화하면
순간의 파열음으로 허망히 피었다 지는
감춰진 폭죽같은 개화의 날을
나마저 애써 잊고 있었는가
무곡선 기다리는 허기진 인파 속에서
까치발을 세우지 않았는가
저 철길의 끝은 어디일까
내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석양에 걸린 마디마디 나의 뼈집들이
더불어 일몰을 준비하면
몸 끝에서 돋아나는 푹익은 종창 하나
고름을 안고 버티고 있다
곱나들던 화농균들이 집을 지었다
세상과 가까운 곳에 터를 닦았다
수지침이라도 꽂아 저 열탕의 세상으로 터져버리면
정녕 살균의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농익은 부스럼들이 샅을 빠져나와
손끝에서 사라져 줄까
정녕 사라져 줄까
감염된 열 손가락 평상 위에 고이 말리고
병색 짙어가는 여생의 낯을
험애한 저 언덕 너머로
한번쯤 환하게 들어볼 날도 있을까

                            
                                              2007-07-3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히키코모리 이월란 2011.03.18 396
1650 흰긴수염고래 이월란 2010.01.04 545
1649 흙비 이월란 2010.03.22 523
1648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647 흔들의자 이월란 2008.05.08 559
1646 제2시집 흔들리는집 / 서문 (오세영) file 이월란 2016.08.15 115
1645 제3시집 흔들리는 집 6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 이월란 2008.11.12 497
1644 흔들리는 집 5 이월란 2008.11.12 273
1643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64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3 이월란 2008.06.16 201
1641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1640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68
1639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64
163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637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63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1
1635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634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1633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8
1632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