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4
어제:
244
전체:
5,027,454

이달의 작가
2008.05.10 07:52

빈가방

조회 수 378 추천 수 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빈 가방



                                                          이 월란





삶의 후미진 구석, 어디쯤엔 늘 빈 가방 하나 놓여 있다
허망의 오브제로 앉아 있다
결빙의 언어들이 나신의 걸음으로 걸어들어 가는 곳
흑암의 바다 속 야광찌처럼
검은 가슴을 박차고 나와 발광 도료를 뒤집어 쓰고 있다
반짝 반짝, 깜빡일 때마다 빛을 본다. 아픔을 본다
내 그리운 얼굴들이 자리바꿈을 하는 곳
푸른 설계도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고 있다
사막이 바다가 되고 빈의자가 마주 앉는 곳
함부로 길이 되고 싶었던 실핏줄들
서빙고 안에 재워 둔 얼음처럼
서로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을 때
빛의 바다로 가는 발
어둠을 낚으러 가는 손
나란히 앞세우고
옹색하게 떠오른 박복한 섬으로 간다
맨발의 갈매기로 살다 오리
남루한 영혼, 마저 버리고 오리
겨울 갈수기, 하현달 박힌 저수지에
노역에 지친 인부의 두 발을 담그고
꿈에서마저 떠나던 너의 빈자리에
행려자의 푸른 고요를 담아오리
저 생소한 아침이 눈을 뜨면

                              
                                                2007-08-0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시 Deserve to Die 이월란 2016.08.16 33
1650 영시 No Trap 이월란 2016.08.16 35
1649 영시 A Secret 이월란 2016.08.16 36
1648 영시 A Toby's Confession 이월란 2016.08.16 36
1647 영시 The Spring 이월란 2016.08.16 36
1646 영시 The War of Roses 이월란 2016.08.16 36
1645 영시 The Castle of Tears 이월란 2016.08.16 36
1644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1643 영시 A Solitary Cell 이월란 2016.08.16 39
1642 영시 Little Question, Big Answer 이월란 2016.08.16 39
1641 영시 Mistranslation 이월란 2016.08.16 42
1640 영시 A Dea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3
1639 영시 The Island of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4
1638 영시 A Negro 이월란 2016.08.16 44
1637 상상임신 4 이월란 2021.08.16 44
1636 영시 Island 이월란 2016.08.16 45
1635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1634 영시 Dead End 이월란 2016.08.16 47
1633 영시 The Second Language 이월란 2016.08.16 47
1632 영시 The Soul Card 이월란 2016.08.16 4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