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8
어제:
267
전체:
5,024,102

이달의 작가
2008.05.10 07:52

빈가방

조회 수 378 추천 수 2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빈 가방



                                                          이 월란





삶의 후미진 구석, 어디쯤엔 늘 빈 가방 하나 놓여 있다
허망의 오브제로 앉아 있다
결빙의 언어들이 나신의 걸음으로 걸어들어 가는 곳
흑암의 바다 속 야광찌처럼
검은 가슴을 박차고 나와 발광 도료를 뒤집어 쓰고 있다
반짝 반짝, 깜빡일 때마다 빛을 본다. 아픔을 본다
내 그리운 얼굴들이 자리바꿈을 하는 곳
푸른 설계도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짓고 있다
사막이 바다가 되고 빈의자가 마주 앉는 곳
함부로 길이 되고 싶었던 실핏줄들
서빙고 안에 재워 둔 얼음처럼
서로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을 때
빛의 바다로 가는 발
어둠을 낚으러 가는 손
나란히 앞세우고
옹색하게 떠오른 박복한 섬으로 간다
맨발의 갈매기로 살다 오리
남루한 영혼, 마저 버리고 오리
겨울 갈수기, 하현달 박힌 저수지에
노역에 지친 인부의 두 발을 담그고
꿈에서마저 떠나던 너의 빈자리에
행려자의 푸른 고요를 담아오리
저 생소한 아침이 눈을 뜨면

                              
                                                2007-08-0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1 이 남자 3 5 이월란 2016.09.08 481
1430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 이월란 2008.05.09 481
1429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1428 견공 시리즈 이별 연습(견공시리즈 86) 이월란 2010.12.14 477
1427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1426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77
1425 새야새야파랑새야 이월란 2010.07.09 477
1424 이브의 사과 이월란 2009.10.29 477
1423 바람에 대한 오해 이월란 2009.10.21 477
1422 누드展 이월란 2010.04.18 476
1421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475
1420 비꽃 이월란 2008.05.09 475
1419 견공 시리즈 IQ 와 EQ(견공시리즈 4) 이월란 2009.05.30 474
1418 제3시집 언다큐멘티드 에일리언 이월란 2012.08.17 473
1417 아멘족 1 이월란 2010.01.07 473
1416 몸길 이월란 2010.10.29 472
1415 헌혈카페 이월란 2010.06.07 472
1414 미래로 가는 키보드 이월란 2010.01.19 472
1413 호감 이월란 2008.05.09 472
1412 냉정과 열정 사이 이월란 2009.09.12 472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