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352
어제:
265
전체:
5,022,606

이달의 작가
2008.05.10 08:00

행복한 무기수

조회 수 287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행복한 무기수


                                                     이 월란




John Prim 목사님은 사시나무 떨 듯
지팡이 든 노파의 흉내를 내시며 우리의 몸이
조각조각 떨어져 내리고 있다는 표현을 쓰셨다
흥건히 숨쉬고 있는 나의 몸은 지금, 와그르르
헐어져 내리고 있는가
비늘구름 흩어지듯, 조각이불처럼 촘촘이 엮어진
모세관들은 하나 둘 손을 놓고 있는가
여기 저기 만져본다
단단하던 힘살이 물컹히 헐거워지고 있다
무너져내릴 성곽을 지으라 허락해 준 이는 누구인가
도시는 무너지고 있다
100년도 견디지 못하고 헐어버릴
건축허가를 내어 준 이는 어디에 있는가
공중누각같은 육신의 성(城)은 신기루였나
기소자는 누구인가
우리들의 죄목은 대체 무엇이었나
아담과 이브가 심어 놓은 연좌제의 희생양이었나
완전범죄를 폭로한 증거는 충분한가
승소의 희망은 없다
판사는 배심원들의 결의도 없이 형을 내렸다
제일심에 패소했고 항소는 기각되었다
피고들의 유죄는 세상에 선포된지 오래다
속죄금은 평생의 노역으로도 불충분하다
종신의 형을 선고 받고도 발이 부르트도록
무너질 성채를 쌓아 올리고 있는 우리는
아름다운 호해(湖海)에 띄워진 수옥(水獄)의
행-복-한 무-기-수

                                
                                                    2007-08-1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꽃이 될래요 이월란 2008.05.09 338
1130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8
1129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1128 제1시집 꿈길 이월란 2008.05.09 315
1127 제2시집 꿈꾸는 나무 이월란 2008.05.29 256
1126 꿈꾸는 발 이월란 2010.02.12 511
1125 꿈속의 꿈 이월란 2012.04.10 555
1124 제2시집 꿈의 투사들이여 이월란 2008.05.10 352
1123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1122 나, 바람 좀 피우고 올께 이월란 2008.05.10 307
112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1120 나는 나의 詩가 혐오스럽다 이월란 2008.11.06 282
1119 나는 모릅니다 이월란 2008.05.10 297
1118 제3시집 나는 취소되고 있다 이월란 2009.06.17 317
1117 나를 건지다 이월란 2008.05.10 317
1116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월란 2008.05.10 499
1115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228
1114 나를 파먹다 이월란 2010.06.28 432
1113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1112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