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1
어제:
267
전체:
5,024,235

이달의 작가
조회 수 323 추천 수 2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 월란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빈궁한 부락에 태반(胎盤)같은 성(城) 하나 쌓아가는 것
인비늘 뽀얗게 쌓인 망각의 거친 땅을 일구어
기억의 나무를 심고 서로의 나이테가 고리를 물면
너의 나이를 내가 먹고, 나의 나이를 네가 먹는 것


성벽 에두른 담쟁이 넝쿨이 되어 서로를 타고 오르는 것
잎맥이 맞닿아 들숨과 날숨으로 서로를 호흡해도
서로의 안에 살아지지 않아 자꾸만 숨이 가빠오는 것
머문 듯 떠 다니는 발은 땅에 닿지도 못해
내리고 또 내려 두 발 사이로 애간마저 녹아내리고


정처없는 불립문자의 유랑으로
돌아서면 기억세포마저 건망으로 허물어져
끊임없이 다시 돌아가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
만져도 만져도 만져지지 않아 서로의 홍역을 대신 앓다
마음 끝에라도 붉은 발진 피워내는 눈비음 같은 것


폐농의 벌판같은 황량함 맨정신으로 삼켜도 삼켜지지 않아
풋살구 깨문 입안에 침 고이듯
수척한 등롱 흔들어대는 눈물만 흥건해지는 것


서로의 허파가 되어 떠다니는 신비한 부유(浮遊)
그 눈부신 쓰라림

                                        
                                                          2007-08-1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1 영문 수필 Dream, Dream, Dream 이월란 2012.02.05 325
770 천국에서 온 메일 이월란 2011.07.26 325
769 영문 수필 "The Sorrows of Young Werther" 이월란 2014.05.28 324
768 제3시집 변경 이월란 2012.05.19 324
767 브레인스토밍 이월란 2010.02.12 324
766 제2시집 사육 이월란 2008.05.10 324
765 꽃, 거리의 시인들 이월란 2008.05.10 324
764 나 이제 사는 동안 이월란 2008.05.09 324
763 눈밭 이월란 2008.05.08 324
762 착각 이월란 2008.05.08 324
761 약속 없는 나라 이월란 2009.11.21 323
760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월란 2008.05.10 323
758 너에게 갇혀서 이월란 2008.05.10 323
757 시차(時差) 이월란 2008.05.10 323
756 제3시집 노을 3 이월란 2012.01.17 322
755 견공 시리즈 단벌신사(견공시리즈 44) 이월란 2009.10.21 322
754 여행의 방식 이월란 2009.08.25 322
753 사실과 진실의 간극 이월란 2008.05.10 322
752 제1시집 살아도 거기까지 이월란 2008.05.09 322
Board Pagination Prev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