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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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이 월란




서로의 가슴에 머문다는 것은


빈궁한 부락에 태반(胎盤)같은 성(城) 하나 쌓아가는 것
인비늘 뽀얗게 쌓인 망각의 거친 땅을 일구어
기억의 나무를 심고 서로의 나이테가 고리를 물면
너의 나이를 내가 먹고, 나의 나이를 네가 먹는 것


성벽 에두른 담쟁이 넝쿨이 되어 서로를 타고 오르는 것
잎맥이 맞닿아 들숨과 날숨으로 서로를 호흡해도
서로의 안에 살아지지 않아 자꾸만 숨이 가빠오는 것
머문 듯 떠 다니는 발은 땅에 닿지도 못해
내리고 또 내려 두 발 사이로 애간마저 녹아내리고


정처없는 불립문자의 유랑으로
돌아서면 기억세포마저 건망으로 허물어져
끊임없이 다시 돌아가 확인하고 싶어지는 것
만져도 만져도 만져지지 않아 서로의 홍역을 대신 앓다
마음 끝에라도 붉은 발진 피워내는 눈비음 같은 것


폐농의 벌판같은 황량함 맨정신으로 삼켜도 삼켜지지 않아
풋살구 깨문 입안에 침 고이듯
수척한 등롱 흔들어대는 눈물만 흥건해지는 것


서로의 허파가 되어 떠다니는 신비한 부유(浮遊)
그 눈부신 쓰라림

                                        
                                                          200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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