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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08:23

미라 (mi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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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mirra)



                                                                    이 월란




건조한 사하라 사막에서 나오는 미라들은 천연적인 것이며
이집트의 미라들은 방부제를 사용한 인공적인 것들이라고 한다
너와 나의 가슴바닥에 머미(mummy)처럼 안치되어 있는
인화된 사진처럼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무수한 장면들은
그 갈고랑이같은 인연의 사슬에 엮인 서러운 기억들은
메마른 사하라 사막에서 나온 자연적인 것들일까
이집트에서 나온, 포르말린 뿌린 인공적인 것들일까
그저 사랑이었다면, 단지 사랑이었다면
황량한 삶에 뿌리내린 건초같은 사하라산일 것이며
눈물이라는 방부제를 뿌려가며 집착과 욕망으로 눕혀둔 것들이라면
이집트산이 아닐까
만지면 바스라지고 말, 원산지를 알 수 없는 그 화석들
부시를 기다리는 석영(石英)처럼 활활 타오르고 싶은
그 숨 쉬는 화석들은 지금, 자라고 있는 것일까
(눈물만으로도 연명할 수 있을까)

                                                                  2007-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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