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20
어제:
223
전체:
5,028,937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08:34

가을짐승

조회 수 251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짐승


                                                         이 월란




귀소본능에 충실한 가을 짐승 한 마리
하면(夏眠)에서 깨어나 어슬렁 어슬렁 우리로 돌아 온다
외진 가슴의 서식처에 둥지를 틀면
약삭빠른 것들이 잇속을 따라 애바르게 빠져나간 곳에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곳에
폐교된 운동장을 방향 없이 휩쓸고 다닐 낙엽을 낳고
발길에 채인 넋을 사료처럼 먹고 자라는 짐승
가을은 왜 네발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우우우우우 오고 있나
호명되지 못할 설움 다비(茶毘)에 부치고도
고개드는 기진한 한줄기 소망
--이쯤에서 날 그만 놓아주렴--
폐허의 무게는 살찐 네발 짐승의 몸집으로 짓누르고
기억 저편에서 낯선 기적이 울면
빛의 그물 소리없이 걷어내어지는 소상(素商)의 늪
비릿하게 날아오는 익명의 향기아래
설컹대는 설익은 가슴 무시로 미어지는
어느 한 저녁엔 날 잡아 실컷 울어보아도 될 일
뜨거운 세월을 관통한 가을의 불화살
저 산허리를 이유도 없이 지져놓을 것을

                                    
                                                        2007-08-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1 사랑을 달아보다 이월란 2011.10.24 464
350 주머니 속 돌멩이 이월란 2011.10.24 496
349 조연 이월란 2011.10.24 350
348 사이버 게임 이월란 2011.10.24 360
347 집배원 실종사건 이월란 2011.10.24 407
346 전당포 이월란 2011.10.24 487
345 견공 시리즈 쓰다듬기(견공시리즈 113) 이월란 2011.12.14 289
344 떠 보기 이월란 2011.12.14 254
343 조회 이월란 2011.12.14 267
342 대박 조짐 이월란 2011.12.14 443
341 하늘 주유소 이월란 2011.12.14 464
340 로또 사러 가는 길 이월란 2011.12.14 742
339 제3시집 복사기 이월란 2011.12.14 337
338 중환자실 이월란 2011.12.14 430
337 견공 시리즈 안녕 코코(견공시리즈 114) 이월란 2012.01.17 443
336 견공 시리즈 외박(견공시리즈 115) 이월란 2012.01.17 263
335 견공 시리즈 빛방(견공시리즈 116) 이월란 2012.01.17 258
334 너의 우주 이월란 2012.01.17 422
333 자물쇠와 열쇠 이월란 2012.01.17 307
332 비행기를 놓치다 이월란 2012.01.17 841
Board Pagination Prev 1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