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0
어제:
298
전체:
5,023,997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08:34

가을짐승

조회 수 251 추천 수 2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짐승


                                                         이 월란




귀소본능에 충실한 가을 짐승 한 마리
하면(夏眠)에서 깨어나 어슬렁 어슬렁 우리로 돌아 온다
외진 가슴의 서식처에 둥지를 틀면
약삭빠른 것들이 잇속을 따라 애바르게 빠져나간 곳에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곳에
폐교된 운동장을 방향 없이 휩쓸고 다닐 낙엽을 낳고
발길에 채인 넋을 사료처럼 먹고 자라는 짐승
가을은 왜 네발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우우우우우 오고 있나
호명되지 못할 설움 다비(茶毘)에 부치고도
고개드는 기진한 한줄기 소망
--이쯤에서 날 그만 놓아주렴--
폐허의 무게는 살찐 네발 짐승의 몸집으로 짓누르고
기억 저편에서 낯선 기적이 울면
빛의 그물 소리없이 걷어내어지는 소상(素商)의 늪
비릿하게 날아오는 익명의 향기아래
설컹대는 설익은 가슴 무시로 미어지는
어느 한 저녁엔 날 잡아 실컷 울어보아도 될 일
뜨거운 세월을 관통한 가을의 불화살
저 산허리를 이유도 없이 지져놓을 것을

                                    
                                                        2007-08-2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1 영문 수필 Media and Politics 이월란 2010.12.14 175083
1650 영시 A Full Belly 이월란 2016.08.16 172818
1649 영시 E.R. God 이월란 2016.08.16 104258
1648 영시 A Tribe of Amen 이월란 2016.08.16 102668
1647 영문 수필 "A Call to Action: Turning Oppression into Opportunity" 이월란 2011.05.10 96289
1646 영문 수필 Stress and Coping 이월란 2011.07.26 78263
1645 영시 Persona 이월란 2016.08.16 77758
1644 영시 GI Bride 이월란 2016.08.16 76529
1643 영문 수필 Empathy Exercise 이월란 2011.07.26 76215
1642 영시 House for Sale 1 이월란 2016.08.16 71925
1641 영시집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이월란 2011.05.10 71560
1640 영문 수필 Go Through Disability 이월란 2013.05.24 46348
1639 영문 수필 Love in the Humanities College of Humanities 이월란 2014.05.28 40113
1638 영문 수필 Interview Paper 이월란 2014.05.28 39840
1637 영문 수필 IN RESPONSE TO EXECUTIVE ORDER 9066 이월란 2013.05.24 36914
1636 영시 Fall Revolution 이월란 2016.08.16 36270
1635 영문 수필 Blended Nation 이월란 2013.05.24 26350
1634 영시 The Time of the Cemetery 이월란 2016.08.16 25307
1633 영문 수필 Nation, Language, and the Ethics of Translation 이월란 2014.05.28 25021
1632 영문 수필 Nonverbal Effectiveness 이월란 2011.07.26 2426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