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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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09:21

흐린 날

조회 수 298 추천 수 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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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이 월란




문을 나섰다. 날이 흐리다. 온 세상이 엎드려 울먹이고 있나. 무엇인가 지워지고 있을까. 무엇인가 손상되고 있을까. 무엇인가 더럽혀지고 있을까. 초가을 유타는 열병으로 석달을 못 채운 만년설 다시 부르고, 저 높은 흰 눈 속엔 초근목피의 생약같은 아라한들의 발자국 있을 것 같아. 지는 단풍보다 성긴 눈 지상으로 먼저 내려와도 길들은 환하게 제 몸을 열겠지. 그럼 난 온종일 눈밭을 걸어야지. 그래야지. 준비 없이도 소리 없이 눈 맞은, 저 범상치 않은 길 속으로. 해갈을 꿈꾸던 내 안에 사막 한 뼘씩 자라고 있다고, 날빛 아래서도 난 이제 나를 믿지 않기로 했는데. 누렇게 진 잎 위에 정신 놓듯 슬쩍 놓고 온 저것들을...... 흐린 날 문을 열고 나서는건 말줄임표로 걸어가는 것...... 이렇게...... 여섯 개의 점......으로


                                       200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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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단풍

  2. 나의 사람아

  3. 다녀간 사람들

  4. 미망 (未忘)

  5. 가을주정(酒酊)

  6.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7. 生의 가녘

  8. 사랑 3

  9. Dexter

  10. 우린 모르니까요

  11. 흐린 날

  12. 가을소묘

  13. 데자뷰 (dejavu)

  14.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15. 노안(老眼)

  16. 천(千)의 문

  17.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18. 홍엽

  19. 사는게 뭐래유?

  20. 돌아서 가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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