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60
어제:
500
전체:
5,049,516

이달의 작가
2008.05.10 09:21

흐린 날

조회 수 298 추천 수 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흐린 날


                                                                                                                이 월란




문을 나섰다. 날이 흐리다. 온 세상이 엎드려 울먹이고 있나. 무엇인가 지워지고 있을까. 무엇인가 손상되고 있을까. 무엇인가 더럽혀지고 있을까. 초가을 유타는 열병으로 석달을 못 채운 만년설 다시 부르고, 저 높은 흰 눈 속엔 초근목피의 생약같은 아라한들의 발자국 있을 것 같아. 지는 단풍보다 성긴 눈 지상으로 먼저 내려와도 길들은 환하게 제 몸을 열겠지. 그럼 난 온종일 눈밭을 걸어야지. 그래야지. 준비 없이도 소리 없이 눈 맞은, 저 범상치 않은 길 속으로. 해갈을 꿈꾸던 내 안에 사막 한 뼘씩 자라고 있다고, 날빛 아래서도 난 이제 나를 믿지 않기로 했는데. 누렇게 진 잎 위에 정신 놓듯 슬쩍 놓고 온 저것들을...... 흐린 날 문을 열고 나서는건 말줄임표로 걸어가는 것...... 이렇게...... 여섯 개의 점......으로


                                       2007-09-22



?

  1. 단풍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56
    Read More
  2. 나의 사람아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62
    Read More
  3. 다녀간 사람들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69
    Read More
  4. 미망 (未忘)

    Date2008.05.10 Category제2시집 By이월란 Views275
    Read More
  5. 가을주정(酒酊)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77
    Read More
  6. 이름도 없이 내게 온 것들을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48
    Read More
  7. 生의 가녘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62
    Read More
  8. 사랑 3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56
    Read More
  9. Dexter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50
    Read More
  10. 우린 모르니까요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19
    Read More
  11. 흐린 날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98
    Read More
  12. 가을소묘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97
    Read More
  13. 데자뷰 (dejavu)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78
    Read More
  14. 사용기간이 만료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19
    Read More
  15. 노안(老眼)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46
    Read More
  16. 천(千)의 문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08
    Read More
  17. 풍경이 건져 올리는 기억의 그물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41
    Read More
  18. 홍엽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20
    Read More
  19. 사는게 뭐래유?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289
    Read More
  20. 돌아서 가는 길은

    Date2008.05.10 Category By이월란 Views35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