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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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10:02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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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이 월란




책을 읽다가 밑줄 하나 긋습니다
다시 돌아와 펼쳐 볼 것도 아니지만
밑줄 하나 그어 둡니다
가슴 속에 하선(下線) 치듯
그렇게 살고 싶은, 그렇게 살고 싶게 만드는
구절 아래 잇다라 긋는 선 하나 새겨둡니다
그냥 지나치면 헐어내린 내 한 귀퉁이 마저 허물어질까
내일이란 이름으로 다가올,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첫 눈 내린 새벽길 같아
눈 감으면 보이는 내 유년의 맑은 창같아
마음의 서랍에 깊이 넣어 둔 엽서 속 필체같아
자로 그은 듯 또옥 바로 선 하나 그어 둡니다
밑줄 위에 얹어 두고 덮어지는 그 언어들이
줄 밟듯 내 삶의 길을 대신 밟아 줄 것도 아니지만
사각사각 낙엽 밞으며 지나 온 길
바람 한 점 남아 부서진 낙엽마저 쓸고 갈지라도
그저 한 줄 그어 두고 가는 것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순간 아래 밑줄 하나
주욱 그어두고 가는 것
사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200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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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이어트

  2. 사랑은

  3. 가을나목

  4. 사나운 일진(日辰)

  5. 왜 당신입니까

  6. 나의 집

  7. 고별, 낙엽의 마지막 춤

  8. 상사 (相思)

  9. 귀로

  10. 꽃물

  11. 같이

  12. 미리내

  13. 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14. 왕따

  15. 어떤 기다림

  16. 내 당신을

  17. 눈부셔 눈부셔

  18. 페치가의 계절

  19. 밑줄

  20. 단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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