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3
어제:
183
전체:
5,021,117

이달의 작가
2008.05.10 10:02

밑줄

조회 수 270 추천 수 2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밑줄


                                                      이 월란




책을 읽다가 밑줄 하나 긋습니다
다시 돌아와 펼쳐 볼 것도 아니지만
밑줄 하나 그어 둡니다
가슴 속에 하선(下線) 치듯
그렇게 살고 싶은, 그렇게 살고 싶게 만드는
구절 아래 잇다라 긋는 선 하나 새겨둡니다
그냥 지나치면 헐어내린 내 한 귀퉁이 마저 허물어질까
내일이란 이름으로 다가올,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첫 눈 내린 새벽길 같아
눈 감으면 보이는 내 유년의 맑은 창같아
마음의 서랍에 깊이 넣어 둔 엽서 속 필체같아
자로 그은 듯 또옥 바로 선 하나 그어 둡니다
밑줄 위에 얹어 두고 덮어지는 그 언어들이
줄 밟듯 내 삶의 길을 대신 밟아 줄 것도 아니지만
사각사각 낙엽 밞으며 지나 온 길
바람 한 점 남아 부서진 낙엽마저 쓸고 갈지라도
그저 한 줄 그어 두고 가는 것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순간 아래 밑줄 하나
주욱 그어두고 가는 것
사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던가요

                                
                                                   2007-10-11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1 단풍 이월란 2008.05.10 253
310 제1시집 꽃처럼2 이월란 2008.05.09 253
309 견공 시리즈 데카르트의 개 (견공시리즈 121) 이월란 2012.04.10 252
308 영문 수필 One Day, Poetry Came to Me 이월란 2012.04.10 252
307 영시집 Sunset 1 이월란 2012.02.05 252
306 첫눈 2 이월란 2008.11.17 252
305 제2시집 목소리 이월란 2008.05.10 252
304 영문 수필 A Few Fragmentary Thoughts 이월란 2012.08.17 251
303 평생 이월란 2012.05.19 251
302 오늘은, 삶이 이월란 2009.04.07 251
301 제2시집 꽃씨 이월란 2008.05.10 251
300 먼지 이월란 2008.05.10 251
299 제2시집 가을짐승 이월란 2008.05.10 251
298 그림자숲 이월란 2009.04.05 250
297 투명한 거짓말 이월란 2008.10.11 250
296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0
295 제2시집 봄의 가십 이월란 2008.05.10 250
294 상사 (相思) 이월란 2008.05.10 250
293 포츈쿠키 이월란 2011.07.26 249
292 폭설 이월란 2008.10.09 249
Board Pagination Prev 1 ...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