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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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이 월란




Flight Plan 이란 영화지 싶다
기내에서 잠적해버린 아이가 남겨 놓은 유일한 흔적이
아마 차창에 입김을 불어 새겨 놓은 하트였을거야
말간 차창을 보면 더운 입김을 호호 불어
무표정의 풍경에 이름을 새겨두고 싶어지지
호오호오호오호오
모양도, 부피도, 응집력도 없는
숨빛 안개로 빚어낸 성엣장이 뜨면
내 이름 석자부터
곁에 있어도 안타까운 이름들
멀리 있어 사무치도록 그리운 이름들
새겨보고 싶지
언 손끝이 아리도록 새기다보면
아직도 새겨두어야 할 이름들
손목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데
호흡은 가빠지고
새겨둔 이름들 헤아려 보기도 전에
스멀스멀 지워져 오지
늙은 안개가 비로 내리듯
이름으로 허물어지는
유빙은 눈물처럼 흘러내리지
맥을 놓고 있지
산다는 것이 그런 것인가, 하는 날이야
오늘 같은 날
                                  

                                                     200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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