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41
어제:
265
전체:
5,022,295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10:58

곱사등이 춤

조회 수 370 추천 수 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 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 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2008-01-0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제2시집 곱사등이 춤 이월란 2008.05.10 370
1330 제2시집 목소리 이월란 2008.05.10 252
1329 산그림자 이월란 2008.05.10 272
1328 Step Family 이월란 2008.05.10 256
1327 제2시집 문신 이월란 2008.05.10 348
1326 불씨 이월란 2008.05.10 263
1325 별리동네 2 이월란 2008.05.10 365
1324 제2시집 나쁜 詩 이월란 2008.05.10 265
1323 이월란 2008.05.10 236
1322 제로섬(zero-sum) 이야기 이월란 2008.05.10 386
1321 제2시집 밤의 초음파 이월란 2008.05.10 305
1320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1319 촛불잔치 이월란 2008.05.10 362
1318 패디큐어 (Pedicure) 이월란 2008.05.10 328
1317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1316 눈길(雪路) 이월란 2008.05.10 274
1315 사람, 꽃 핀다 이월란 2008.05.10 313
1314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이월란 2008.05.10 651
1313 제2시집 사육 이월란 2008.05.10 324
1312 눈(雪) 이월란 2008.05.10 282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