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12
어제:
298
전체:
5,023,999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10:58

곱사등이 춤

조회 수 370 추천 수 2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 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 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2008-01-0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1 그림자 밟기 이월란 2008.05.09 307
650 샤덴프로이데 이월란 2012.04.10 306
649 첫눈 3 이월란 2009.11.03 306
648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306
647 제3시집 거래 이월란 2009.04.17 306
646 소요산의 가을 이월란 2008.12.19 306
645 천(千)의 문 이월란 2008.05.10 306
644 바람아 이월란 2008.05.10 306
643 난지도 사랑 이월란 2008.05.09 306
642 귀도(歸島) 이월란 2009.10.21 305
641 빨간 불이 들어온지 꽤 되었어요 이월란 2008.11.15 305
640 제2시집 밤의 초음파 이월란 2008.05.10 305
639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5.10 305
638 화상을 입다 이월란 2016.09.08 304
637 마력 이월란 2009.12.09 304
636 생즉원(生卽願), 생즉원(生卽怨) 이월란 2008.05.10 304
635 제1시집 들꽃 이월란 2008.05.09 304
634 꽃병 이월란 2009.02.03 303
633 몸 푸는 사막 이월란 2008.08.25 303
632 제2시집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5.10 303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