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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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11:09

조회 수 238 추천 수 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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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월란




사는 것이 사는 것같지 않던 날
엄마는 홑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다 울다
일어나 머리를 질끈 묶었습니다
선짓덩어리 같았던 우리 아기
배 곯을까
박박 문질러 쌀을 씻고
부연 뜨물 눈물처럼 떠내려 보내고
엄마는 하얗게 하얗게 밥을 지었습니다
남새밭에 버려진 푸성귀까지 알뜰히
다듬어 자배기 가득가득 밥상을 차리면
다 자란 우리 아기 꼭꼭 씹어
백설기같은 하얀 밥을 삼킵니다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던 삶이
쫀득한 밥알처럼 하얗게 삼켜집니다
사는 건 이렇게 삼켜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얗게 삼켜지고
하얗게 삭아드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200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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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시

  2. 사랑 4

  3. 외출

  4. 눈(雪)

  5. 사육

  6. 고양이에게 젖 먹이는 여자

  7. 사람, 꽃 핀다

  8. 눈길(雪路)

  9. 등라(藤蘿)

  10. 패디큐어 (Pedicure)

  11. 촛불잔치

  12. 백일장 심사평

  13. 밤의 초음파

  14. 제로섬(zero-sum) 이야기

  15. 나쁜 詩

  16. 별리동네 2

  17. 불씨

  18. 문신

  19. Step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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