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51
어제:
338
전체:
5,022,040

이달의 작가
2008.05.10 11:24

외출

조회 수 280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외출


                                                              이 월란



아침에 멀쩡히 일어나 시간 맞춰 외출 준비를 끝내고
길차림 알뜰히 목적지로 갔다
가면서 보니 내가 없다 그래도 그냥 갔다
나 없이 살아온 세월이 한 두 자락이었던가
돌아오면서 보니
길섶의 꽃잎 위에도 한 줌, 파르라니
서산의 새털구름 위에도 한 줌, 사뿐히
운두 낮은 노을 위에도 한 줌, 발가니
남의 집 벤치 위에도 한 줌, 오도카니
내가 앉아 있어
사는 것이 늘
나를 두고 집을 나섰다가
그렇게 생뚱맞은 *길얼음에 한 줌씩 앉아 있는 나를 다독여
집으로 데리고 돌아가는 날들이 아니었던가
가출했다 잡혀온 나에게 *길보시같은 밥 한 그릇 퍼 주는
그런 것이 아니었던가
세월이라는 굵고 튼튼한 동아줄 하나
지붕 없는 가슴에 번리처럼 엮어 놓은 것이 아니었던가

                                  
                                                    2008-01-27




* 길얼음 : 분기점, 길이 몇 갈래로 갈라진 지점
* 길보시 : 길가는 일을 도와주는 고마운 일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1310 제2시집 사랑 4 이월란 2008.05.10 258
1309 제2시집 홍시 이월란 2008.05.10 315
1308 기억이 자라는 소리 이월란 2008.05.10 239
1307 어느 아침 이월란 2008.05.10 246
1306 제2시집 詩똥 이월란 2008.05.10 316
1305 미로캠 이월란 2008.05.10 309
1304 미자르별이 푸르게 뜨는 날 이월란 2008.05.10 410
1303 사랑 5 이월란 2008.05.10 287
1302 당신꺼 맞지?--------------conte 시 이월란 2008.05.10 293
1301 나를 건지다 이월란 2008.05.10 317
1300 제2시집 바람의 길 4 이월란 2008.05.10 253
1299 오늘, 그대의 삶이 무거운 것은 이월란 2008.05.10 328
1298 제2시집 노을 1 이월란 2008.05.10 309
1297 벽 1 이월란 2008.05.10 290
1296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1295 바람의 뼈 이월란 2008.05.10 290
1294 미워도 다시 한번 이월란 2008.05.10 393
1293 그대, 시인이여 이월란 2008.05.10 281
1292 눈 오는 날 1, 2 이월란 2008.05.10 326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