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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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11:41

벽 1

조회 수 290 추천 수 3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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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1


                                                                           이 월란




오래 전 집을 지으면서 모델하우스 안에 있던 벽 한 쪽을 허물었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입구 한쪽의 벽을 허물고 나니 시야가 트였다
벽도 허물 수 있는 벽이 있고 허물수 없는 벽이 있단다
대부분 집채를 떠받치는 기둥과 맛물려 있는 탓에

  
어느 날 나의 동선이 지극히 한정되어 있음을 깨달았다
아니, 아주 미세한 차이로 차츰 차츰 좁아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벽이다
티끌 하나 없이 아주 맑고 깨끗한 벽
새가 날아오다 머릴 찧고 죽을만큼 투명하고 아름다운 벽
어둠 속을 걷는 청맹과니의 헛손질처럼 다가간다
벽 너머의 햇살은 더욱 눈부시다
방음벽 너머의 사람들은 늘 목젖 방아를 찧도록 웃어젖히고 있다


날아오던 파랑새 한 마리가 내 눈 앞에서 머릴 찧고 땅바닥에 떨어진다
나도 머릴 부딪치지 않기 위해 눈뜬 장님이 되어 더듬어 간다
사방이 벽이다

                                              
                                                                     200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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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생인손

  2. 고요를 물고 날아간 새

  3. 날아다니는 길

  4. 눈 오는 날 1, 2

  5. 그대, 시인이여

  6. 미워도 다시 한번

  7. 바람의 뼈

  8. 손톱달

  9. 벽 1

  10. 노을 1

  11. 오늘, 그대의 삶이 무거운 것은

  12. 바람의 길 4

  13. 나를 건지다

  14. 당신꺼 맞지?--------------conte 시

  15. 사랑 5

  16. 미자르별이 푸르게 뜨는 날

  17. 미로캠

  18. 詩똥

  19. 어느 아침

  20. 기억이 자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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