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7
어제:
231
전체:
5,025,750

이달의 작가
2008.05.10 11:55

인사이드 아웃

조회 수 417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 뒤집어진 사람)


                                                 이 월란




007 영화에나 나올 법한, 미끈하게 잘 빠진
치자빛 스포츠카에서 그가 내린다
그의 이름은 Bryon Swim
온 몸을 융모처럼 감싸고 있는 은진들이
탱탱볼처럼 뎅그렁 뎅그렁 걸어온다
멈출 줄 모르는 세월의 세포분열은 살점이 되었고
돌출된 섬유종들은 그의 신경줄을 끊임없이 잡아당기고 있다
나의 몸은 그의 잘 빠진 스포츠카처럼 미끈하다
혹들은 늘 뒤집어지 않은 안쪽에 충실히도 몸을 숨기고 있다
괴물같은 몰골로 홀웨이를 지나다닌 그의 뒷모습에
무심히 뿌렸던 애마른 심정들
부메랑처럼 과녁없이 돌아와 잠적해버린 나의 종양들을 매만진다
목젖 언저리에 똘똘 뭉쳐있는 욕지기의 혹부터
내가 나를 걸고 넘어지는 독선과 아집의 혹
열등과 좌절에 좌초된 강짜의 혹
혀 깨물고 지켜내온 자존심의 혹
혹들, 혹들, 혹들
오돌도돌 내장을 점령해버린 치기의 영류들이
질기게도 연명하고 있었다
결코 누설되지 않을 기형아들 사이로
드러나버렸지만 이젠 초연해질 수 밖에 없는
반생의 여독을 품은 업보를 조랑조랑 매달고
비탈진 가을산을 타고 내려온 가을바다를
붉은 열대어같은 그의 스포츠카가
그의 라스트네임처럼
미끈한 나의 몸을 관통해 살같이 헤엄쳐 달리고 있다


                                                          2008-02-1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1 오늘, 그대의 삶이 무거운 것은 이월란 2008.05.10 328
1290 제2시집 노을 1 이월란 2008.05.10 309
1289 벽 1 이월란 2008.05.10 290
1288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1287 바람의 뼈 이월란 2008.05.10 290
1286 미워도 다시 한번 이월란 2008.05.10 393
1285 그대, 시인이여 이월란 2008.05.10 281
1284 눈 오는 날 1, 2 이월란 2008.05.10 326
1283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5.10 364
1282 제2시집 고요를 물고 날아간 새 이월란 2008.05.21 356
1281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1280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 인사이드 아웃 이월란 2008.05.10 417
1278 꽃덧 이월란 2008.05.10 297
1277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276 제2시집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5.10 303
1275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1274 제2시집 광녀 이월란 2008.05.10 298
1273 제2시집 봄밤 이월란 2008.05.10 248
1272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