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1
어제:
183
전체:
5,021,135

이달의 작가
2008.05.10 12:08

그 섬에

조회 수 287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 섬에


                                                   이 월란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하고 싶었던 말들일랑 잊어 주세요
속 깊어 멍든 바다의 말
삼키고 삼켜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그리웠단 말은 하지 마세요
부서지는 언약의 포말에
부딪치고 부딪쳐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다시 온단 말은 하지 마세요
기다림에 통곡하는 바다
쓰다듬고 쓰다듬어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외로웠단 말은 하지 마세요
푸른 바다 숲 속에 물새 한 마리 노닐다 가는
암자처럼 비우고 또 비워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보고싶었단 말은 하지 마세요
눈물같은 바다에 반신을 담그고도
철따라 해풍에 피고 지는 꽃 한 송이
바라보고 바라보다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가슴 아프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수평선 너머 지는 해따라 버린 그리움
수평선 너머 뜨는 해따라 다시 자란 그리움에
목이 메고 목이 메어 섬이랍니다


그 섬에 가거들랑
그대여 부디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사랑은 바다처럼 깊고, 바다처럼 넓은 가슴이어야 한다는 말
품고 또 품어 섬이랍니다

                                
                                                  2008-02-2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1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5.10 364
1290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1289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1288 인사이드 아웃 이월란 2008.05.10 416
1287 꽃덧 이월란 2008.05.10 297
»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285 제2시집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5.10 303
1284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1283 제2시집 광녀 이월란 2008.05.10 298
1282 제2시집 봄밤 이월란 2008.05.10 248
1281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1280 병상언어 이월란 2008.05.10 225
1279 너를 쓴다 이월란 2008.05.10 268
1278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277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1
1276 비상구 이월란 2008.05.10 257
1275 식상해질 때도 된, 하지만 내겐 더욱 절실해지기만 하는 오늘도 이월란 2008.05.10 301
1274 제2시집 꽃씨 이월란 2008.05.10 251
1273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5.10 249
1272 사랑 6 이월란 2008.05.10 227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