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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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05.10 12:12

휴대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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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사랑


                                                                                         이 월란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너의 휴대폰이 되고 싶어
딸랑딸랑 너의 사진 하나 달아주고, 너의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손전화 말야
너의 옆에서 나란히 잠들었다 꿈길처럼 솔베이지의 노래 한 소절 불러주면
눈뜬 아침 가장 먼저 너의 눈 속으로 반짝 들어가지
<5분만 더>라고 투정하는 너의 옆에서 잠든 너의 머리칼을 헤아리며
밤새 돋아난 수염을 헤아리며, 째깍째깍 정확히 300초를 헤아리며 기다려줄께
모닝커피를 다 마시지도 못하고 전쟁치르듯 뛰쳐나가는 너의 모습에
쿡쿡 웃음도 나겠지만 나를 냅다 집어들고 모터사이클같은 차에 올라
홀스파워 시험하듯 속력을 내면 난 지진을 만난 듯 머리가 팽그르 돌겠지만
내 가벼운 몸이 시트 위로 몇 번 뛰어 오르기도 하겠지만
눈을 흘기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난 행복할거야
너의 소맷자락으로 눈물에 얼룩진 내 뺨을 닦아주고
내 가슴 속에 뭐가 들어있나 넌 시도 때도 없이 체크해 주잖아
나 없인 잠시도 견딜 수 없어, 나 없인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어
날 통하지 않곤 어느 누구와도 말 할 수 없어
날 통하지 않곤 어느 누구와도 약속할 수 없어
네가 가르쳐 준 올드팝송 한 소절만 불러주면
내 심장을 귀에 대고, 입에 대고, 오래 오래 속삭여 주는 너의 메신저
내가 늙어 여기저기 긁히고 망가져도 내 심장같은 메모리카드만은 너의
가슴 속에 새겨 둘거야
눈 내리는 밤에, 춥다고 종종대는 너의 회색코트 주머니 안에서
난 또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삐리삐리 무지개빛 문자를 치고 말 것이야
너의 가슴으로
ㄸ ㅏ ㄸ ㅡ ㅅ ㅎ ㅐ, ㅅ ㅏ ㄹ ㅏ ㅇ ㅎ ㅐ

                                                      
                                                                                  20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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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흔들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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