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3
어제:
183
전체:
5,021,117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5.10 12:13

광녀

조회 수 298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광녀(狂女)


                                                                             이 월란




이 많은 위태한 진실들을 딛고도 우린 당당히 서 있는데
그녀는 발이 빠졌다
이 많은 거짓들을 상식이라 우린 유유히 흘려 보냈는데
그녀는 붙들고 놓아주지 못한다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보헤미안처럼 정처없어진 사랑에
우린 잠시 가슴 절였을 뿐인데
그녀의 달아난 가슴은 평생 돌아오지 않는다
고막을 찢는 온갖 소음들 사이를 방음고막을 가진 우리들은
조용히 걸어가고 있는데
그녀는 불협화음이라 손가락마다 피가 맺히도록 조율하고 있다
우린 <돈이 전부가 아니야>라며 돈만 열심히 헤아리고 있는데
그녀는 <돈이 전부일 때가 더 많았어>라며 열심히 마음만 헤아리고 있다
잊을 것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다 잊은척 우린 충실히 무대를 누비는데
그녀는 잊을 것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하나같이 잊지 못해 오늘의 대본조차 잊어버렸다
삶의 시작과 끝을 마주 들고 서 있다면 살짝 미치는 것이 도리일진대
우린 도리를 잊어버리고 자꾸만 독해지는데
그녀는 도리를 다 해야만 한다고 삶의 시작과 끝을 바꿔버렸다

                                                
                                                                        2008-02-2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1 오늘, 그대의 삶이 무거운 것은 이월란 2008.05.10 328
1290 제2시집 노을 1 이월란 2008.05.10 309
1289 벽 1 이월란 2008.05.10 290
1288 손톱달 이월란 2008.05.10 323
1287 바람의 뼈 이월란 2008.05.10 290
1286 미워도 다시 한번 이월란 2008.05.10 393
1285 그대, 시인이여 이월란 2008.05.10 281
1284 눈 오는 날 1, 2 이월란 2008.05.10 326
1283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5.10 364
1282 제2시집 고요를 물고 날아간 새 이월란 2008.05.21 356
1281 생인손 이월란 2008.05.10 573
1280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1279 인사이드 아웃 이월란 2008.05.10 416
1278 꽃덧 이월란 2008.05.10 297
1277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276 제2시집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5.10 303
1275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 제2시집 광녀 이월란 2008.05.10 298
1273 제2시집 봄밤 이월란 2008.05.10 248
1272 제2시집 팥죽 이월란 2008.05.10 222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