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
어제:
219
전체:
5,030,135

이달의 작가
2008.05.10 12:22

미몽(迷夢)

조회 수 343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몽(迷夢)


                                                                              이 월란




오늘, 당신과 겨울 바닷가에 갔습니다
손을 꼭 잡고 갔는데 서로 닿을 수 없는 두 발은 시리기만 했습니다
거짓말처럼 눈이 내리고 올려다 본 하늘은
눈안개로 눈이 멀어 있었습니다
바다는 해면의 정교한 물살을 해탈한 듯 거룩한 몸짓으로
뭍으로 뭍으로 보내면서도 내리는 눈송이들을 흔적없이 삼켰습니다
우린 그동안의 기다림으로 목이 자란 겨울부츠를 신고
그리움의 애달픈 긴 목을 모랫벌같은 현실에 푹푹 빠뜨리면서도
하루종일 빈조개를 주웠습니다
웬일일까요? 우리의 삶은 상처투성이
뵉?것보다 부서지고 금간 사금파리같은 조가비에 절망같은 피가 납니다
독이 오르면 안된다고 나의 상처를 빨아들이는 당신의 얼굴에
설익은 망고빛 노을이 빈하늘처럼 내리고
새큼새큼 첫사랑같은 가슴이 저립니다
묵시의 바다에 생채기만 가득 남겨 놓고 그래도 안되겠다
나를 업고 돌아오는 당신의 낯선 등이 이내 젖고 맙니다

                                                
                                                                         2008-03-0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1 견공 시리즈 목방울(견공시리즈 30) 이월란 2009.09.19 401
890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889 지구병원 이월란 2009.09.19 313
888 로봇의 눈동자 이월란 2009.09.19 478
887 견공 시리즈 새벽별(견공시리즈 31) 이월란 2009.09.23 306
886 견공 시리즈 겨울나기(견공시리즈 32) 이월란 2009.09.23 321
885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884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883 견공 시리즈 이쁜 똥(견공시리즈 33) 이월란 2009.09.29 488
882 사랑 9 이월란 2009.09.29 289
881 마른 꽃 이월란 2009.09.29 371
880 견공 시리즈 기묘한 족보(견공시리즈 34) 이월란 2009.09.29 379
879 제3시집 구두의 역사 이월란 2009.09.29 531
878 죽어가는 전화 이월란 2009.10.01 307
877 死語 이월란 2009.10.01 290
876 사랑이라 부르면 이월란 2009.10.01 270
875 견공 시리즈 카스트라토(견공시리즈 35) 이월란 2009.10.01 315
874 견공 시리즈 혼자 노는 사랑(견공시리즈 36) 이월란 2009.10.05 257
873 사각지대 이월란 2009.10.05 223
872 당신은 지금 이월란 2009.10.05 256
Board Pagination Prev 1 ...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