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滿開)
이 월란
꽃이 울고 있더이다
가슴에 쓴 詩를 저만치 서서 바람의 손으로 훑어 내리더니
행간마다 살점같은 꽃이파리 흘려주며
빛의 굴절에 짧아지는 밤을 겨워 더불어 지새워
길어지는 해 아래 춘분절의 화순(花脣) 낱낱이 열어주며
앙다문 속내에 불 지핀 붉은 심장을 차라리 꺼내어주며
천둥같은 꽃울음 소리 오늘은 들리더이다
200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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