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72
어제:
194
전체:
5,030,381

이달의 작가
2008.05.10 12:46

여행

조회 수 204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행


                                                                                          이 월란




여행을 가면 꼭 한가지는 빠뜨리고 간다
리스트를 만들고 체크를 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귀고리나
급히 메모할 때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는, 내 손에 익은 파랑색 볼펜이나
샤워할 때만 쓰는 머리핀 같은
아주 하찮아서 그런 것을 가지고 사는지 아닌지 전혀 표도 나지 않는
그것들이 필요한 순간에만 절박하게 다가오는
보이지 않게 서성대는 아쉬움들을
나도 여행에서 돌아와선 푸른 대서양의 섬 위에 뭐하나 빠뜨리고 왔음 좋겠다
시를 쓸 때나 한번씩 양념으로, 고명으로 얹어 두기도 하는
순간순간 절박해지는 그리움 같은
잊혀진 자의 비애 같은
철지난 코트 주머니 속에 돌돌 말린 우울 같은
표도 나지 않게 멈칫멈칫 해를 멈추어 마디를 꺾고마는 그것들을
선실 안의 쓰레기통 뒤에나
침대 다리로 가려진 사각지대나
모닝콜로 단잠을 깨울 낯선 전화기 옆에나
새줄랑이처럼 한 눈 휑하니 팔다가
그 부질없는 것들 중 한가지 슬쩍 놓고 왔음 좋겠다


                                                                                    2008-03-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1 제2시집 로란 (LORAN) 이월란 2008.07.16 263
470 창 밖에 꽃이 이월란 2008.07.15 228
469 제2시집 군중 속에서 이월란 2008.07.14 264
468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220
467 제2시집 부메랑 이월란 2008.07.11 253
466 제2시집 홍하(紅霞)의 해빈 이월란 2008.07.08 335
465 빗물 이월란 2008.07.07 197
464 새벽기도 이월란 2008.07.06 207
463 제2시집 추월 이월란 2008.07.05 214
462 제2시집 붉은 남자 이월란 2008.07.04 352
461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0
460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330
459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204
458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231
457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298
456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483
455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205
454 이월란 2008.06.20 195
453 P.T.O. 이월란 2008.06.19 211
452 제2시집 그곳엔 장마 이월란 2008.06.18 241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