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0 12:46

여행

조회 수 438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여행


                                                                                          이 월란




여행을 가면 꼭 한가지는 빠뜨리고 간다
리스트를 만들고 체크를 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귀고리나
급히 메모할 때 손목에 부담을 주지 않는, 내 손에 익은 파랑색 볼펜이나
샤워할 때만 쓰는 머리핀 같은
아주 하찮아서 그런 것을 가지고 사는지 아닌지 전혀 표도 나지 않는
그것들이 필요한 순간에만 절박하게 다가오는
보이지 않게 서성대는 아쉬움들을
나도 여행에서 돌아와선 푸른 대서양의 섬 위에 뭐하나 빠뜨리고 왔음 좋겠다
시를 쓸 때나 한번씩 양념으로, 고명으로 얹어 두기도 하는
순간순간 절박해지는 그리움 같은
잊혀진 자의 비애 같은
철지난 코트 주머니 속에 돌돌 말린 우울 같은
표도 나지 않게 멈칫멈칫 해를 멈추어 마디를 꺾고마는 그것들을
선실 안의 쓰레기통 뒤에나
침대 다리로 가려진 사각지대나
모닝콜로 단잠을 깨울 낯선 전화기 옆에나
새줄랑이처럼 한 눈 휑하니 팔다가
그 부질없는 것들 중 한가지 슬쩍 놓고 왔음 좋겠다


                                                                                    2008-03-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7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727
416 제2시집 봄탈 이월란 2008.05.10 564
415 제2시집 도망자 이월란 2008.05.10 526
414 춤 추는 노을 이월란 2008.05.10 446
413 속 빈 여자 이월란 2008.05.10 456
412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430
411 제2시집 동목(冬木) 이월란 2008.05.10 546
410 스페이스 펜(Space Pen) 이월란 2008.05.10 465
409 물 위에 뜬 잠 2 이월란 2008.05.10 478
408 영시집 Lonely Shepherd 이월란 2010.06.18 3050
407 제2시집 물 위에 뜬 잠 1 이월란 2008.05.10 1099
406 푸른언어 이월란 2008.05.10 435
405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은퇴예배 이월란 2008.05.10 459
» 여행 이월란 2008.05.10 438
403 저녁별 이월란 2008.05.10 422
402 사랑하다 미쳐라 이월란 2008.05.10 455
401 만개(滿開) 이월란 2008.05.10 416
400 나를 지쳐 이월란 2008.05.10 416
399 나는 모릅니다 이월란 2008.05.10 450
398 원죄 이월란 2008.05.10 420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