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85
어제:
306
전체:
5,022,998

이달의 작가
2008.05.10 12:51

푸른언어

조회 수 249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푸른 언어


                                                                            이 월란




바다가 그리워 그리워 바다 위에 누웠더니
불면의 잠은 아쿠아리움의 열대어처럼 잠수를 타고
젖은 별들을 주우며 푸른 바다에 발목만 빠뜨렸네
선창 아래 불면의 파도가 내장까지 쳐들어와
밤새 물을 타네, 밤을 타네
눈 감지 못하는 마음이 파도에게 잠을 청해도
24시간 룸서비스같은 생의 비애를 청포도처럼 은쟁반에 받쳐들고
묻는 파도에게 밤새 대답했네
멀미 방지용 패치는 귓불 뒤에 슬픔처럼 말라붙고
닿을 수 없는 미지의 바다는 밤을 풀어 온 몸에 휘감아
욕망을 숨긴 검은 여신처럼 어둠의 살갗을 긁어대고
낮에 본 노예의 후손들은 암흑 속에 눈꽃같은 이빨사이로
금방이라도 흑인영가가 울려퍼질 것 같은 낙천의 선한 눈빛으로
비릿한 노예선의 억양이 바리톤으로 정겹게 흘러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멜빵바지 사이로 올챙이처럼 부푼 배꼽을
실룩거리며 그들은 지금도 웃고 있네
서툰 세상은 저 하늘처럼 높고 저 바다처럼 넓어도
하늘은 하나같이 푸른빛이어서 색없는 물빛이 하늘을 온전히 품어
푸른 바다가 된 것처럼
어지러운 사랑을 품어 내 안에서 푸른 바다가 된 것처럼
밤새 흔들려도 배설물같은 지난 시간들 한 오라기 토해내지 못해
아침으로 말갛게 태어난 호흡마다 붉은 해가 뜨고
밤새 죄를 번역하느라 나는 또 애를 먹었네
잠시도 멈추지 못하고 흔들리던 저 검푸른 바다의 언어로

                                            
                                                                     2008-04-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1 왕따 이월란 2008.05.10 241
410 왕의 이불 이월란 2008.05.08 571
409 왜 당신입니까 이월란 2008.05.10 247
408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7
407 외로운 양치기 이월란 2010.05.25 701
406 제2시집 외로움 벗기 이월란 2008.06.01 225
405 견공 시리즈 외박(견공시리즈 115) 이월란 2012.01.17 263
404 외출 이월란 2008.05.10 280
403 외출 2 이월란 2012.02.05 336
402 왼손잡이 이월란 2008.05.07 455
401 요가 이월란 2010.09.20 441
400 제3시집 요가 이월란 2014.08.25 334
399 요코하마 이월란 2011.05.31 740
398 견공 시리즈 욕(견공시리즈 109) 이월란 2011.09.09 287
397 견공 시리즈 욕慾(견공시리즈 79) 이월란 2010.08.22 393
396 욕망을 운전하다 이월란 2009.04.22 374
395 우렁각시 이월란 2009.07.27 294
394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330
393 우린 모르니까요 이월란 2008.05.10 318
392 운명에게 이월란 2008.05.10 289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