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2
어제:
183
전체:
5,021,156

이달의 작가
2008.05.10 12:51

푸른언어

조회 수 249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푸른 언어


                                                                            이 월란




바다가 그리워 그리워 바다 위에 누웠더니
불면의 잠은 아쿠아리움의 열대어처럼 잠수를 타고
젖은 별들을 주우며 푸른 바다에 발목만 빠뜨렸네
선창 아래 불면의 파도가 내장까지 쳐들어와
밤새 물을 타네, 밤을 타네
눈 감지 못하는 마음이 파도에게 잠을 청해도
24시간 룸서비스같은 생의 비애를 청포도처럼 은쟁반에 받쳐들고
묻는 파도에게 밤새 대답했네
멀미 방지용 패치는 귓불 뒤에 슬픔처럼 말라붙고
닿을 수 없는 미지의 바다는 밤을 풀어 온 몸에 휘감아
욕망을 숨긴 검은 여신처럼 어둠의 살갗을 긁어대고
낮에 본 노예의 후손들은 암흑 속에 눈꽃같은 이빨사이로
금방이라도 흑인영가가 울려퍼질 것 같은 낙천의 선한 눈빛으로
비릿한 노예선의 억양이 바리톤으로 정겹게 흘러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멜빵바지 사이로 올챙이처럼 부푼 배꼽을
실룩거리며 그들은 지금도 웃고 있네
서툰 세상은 저 하늘처럼 높고 저 바다처럼 넓어도
하늘은 하나같이 푸른빛이어서 색없는 물빛이 하늘을 온전히 품어
푸른 바다가 된 것처럼
어지러운 사랑을 품어 내 안에서 푸른 바다가 된 것처럼
밤새 흔들려도 배설물같은 지난 시간들 한 오라기 토해내지 못해
아침으로 말갛게 태어난 호흡마다 붉은 해가 뜨고
밤새 죄를 번역하느라 나는 또 애를 먹었네
잠시도 멈추지 못하고 흔들리던 저 검푸른 바다의 언어로

                                            
                                                                     2008-04-08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1 진실게임 2 이월란 2008.05.10 254
410 사람의 바다 이월란 2008.05.10 265
409 배란기 이월란 2008.05.10 349
408 엄만 집에 있어 이월란 2008.05.10 403
407 언약 이월란 2008.05.10 244
406 흔들리는 집 2 이월란 2008.05.10 270
405 제2시집 봄탈 이월란 2008.05.10 276
404 제2시집 도망자 이월란 2008.05.10 243
403 춤 추는 노을 이월란 2008.05.10 258
402 속 빈 여자 이월란 2008.05.10 281
401 어떤 사랑 이월란 2008.05.10 243
400 제2시집 동목(冬木) 이월란 2008.05.10 260
399 스페이스 펜(Space Pen) 이월란 2008.05.10 326
398 물 위에 뜬 잠 2 이월란 2008.05.10 338
397 제2시집 물 위에 뜬 잠 1 이월란 2008.05.10 792
» 푸른언어 이월란 2008.05.10 249
395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은퇴예배 이월란 2008.05.10 313
394 여행 이월란 2008.05.10 204
393 저녁별 이월란 2008.05.10 253
392 사랑하다 미쳐라 이월란 2008.05.10 332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