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바다
이 월란
너와 나의 한계를 부등켜 안고
영원의 샘을 팠었지
너와 나의 죄를 잇대어
천국의 뱃길을 닦았지
서로를 알뜰히 발라먹고도 허기진 사랑에
생선뼈처럼 드러나버린 앙상한 진실에
비가 오면 젖어버리고
눈이 오면 얼어버리고
바람 불면 날아가버리는
너와 나의 눈물겨운 진정의 섬을 놓아
내려 놓아도 될 것들을
머리 위에 이고서 목이 휘어진
반평생 마저 짊어지고
엎어질 듯 엎어질 듯 내려가고만 있는
실족한 한 순간의 자화상같은
노숙자의 크낙한 두 발
불치의 진단을 받고도 땅 위에서 파도를 짓는
어찌하리
변신하는 육신으로 서로의 체온을 재어 보는
수은주처럼 내리는 지상의 열병을
200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