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73
어제:
183
전체:
5,021,157

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1 영문 수필 Einstein’s Bees 이월란 2011.04.09 396
430 영문 수필 The Price of an Aging Society 이월란 2011.04.09 369
429 핏줄 2 이월란 2011.04.09 364
428 견공 시리즈 백수건달 토비 (견공시리즈 92) 이월란 2011.04.09 358
427 견공 시리즈 선텐 (견공시리즈 93) 이월란 2011.04.09 414
426 견공 시리즈 생각하는 개 (견공시리즈 94) 이월란 2011.04.09 394
425 견공 시리즈 벙어리 시인 (견공시리즈 95) 이월란 2011.04.09 409
424 견공 시리즈 넌 내꺼 (견공시리즈 96) 이월란 2011.04.09 375
423 견공 시리즈 주말의 명화 (견공시리즈 97) 이월란 2011.04.09 408
422 견공 시리즈 지진 (견공시리즈 98) 이월란 2011.04.09 361
421 견공 시리즈 그리움 (견공시리즈 99) 이월란 2011.04.09 399
420 그늘 이월란 2011.04.09 386
419 판게아 이월란 2011.04.09 416
418 제3시집 잠수종과 나비 이월란 2011.04.09 515
417 영시집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이월란 2011.05.10 71523
416 영문 수필 "Mental Health Care: Convincing Veterans They Need It" 이월란 2011.05.10 410
415 영문 수필 "A Call to Action: Turning Oppression into Opportunity" 이월란 2011.05.10 96234
414 영문 수필 "Tough Girls" 이월란 2011.05.10 349
413 견공 시리즈 너를 위한 노래 (견공시리즈 100) 이월란 2011.05.10 371
412 견공 시리즈 고요한 반항 (견공시리즈 101) 이월란 2011.05.10 368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