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8
어제:
184
전체:
5,020,693

이달의 작가
2008.05.20 12:02

낙조(落照)

조회 수 272 추천 수 1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조(落照)



                                                             이 월란





홍조가 오면 입맛이 떨어진다
태아기 허물어져 상처 위에 옥도정기처럼 머물다 간다고
홍조가 오면 눈물이 난다
철거른 방세(芳歲)의 몸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며
천형의 무늬를 지워내고 있다고
  

첫 홍조와 함께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저 별을 따러 갈거라고
막연히 불거진 계집아이 두 볼에
그렇게 흥건해진 빨간물을 보며 독해진 두 눈에
눈물도 하혈을 하고


생명의 통로인 가인(家人)으로 붉은 빛에 길들여져
그렇게 마구 쏟아내고도
다 큰 딸이 귀가시간에 들어오지 않으면 피가 마르는
어미 노릇조차 즐겨 했었지


하얀 밥만 꼭꼭 씹어 먹어도
토담같은 온 몸에 단풍이 들어
혈비 머금고 노을로 져도


                                                 2008-05-20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1 제2시집 고요를 물고 날아간 새 이월란 2008.05.21 356
» 낙조(落照) 이월란 2008.05.20 272
429 제2시집 넘어지는 세상 이월란 2008.05.19 411
428 바람을 낳은 여자 이월란 2008.05.18 298
427 죄짐바리 이월란 2008.05.17 290
426 詩똥 2 이월란 2008.05.16 279
425 물처럼 고인 시간 이월란 2008.05.16 258
424 푸코의 말 이월란 2008.05.14 318
423 태양꽃 이월란 2008.05.13 239
422 제2시집 휴거 이월란 2008.05.12 246
421 레퀴엠(requiem) 이월란 2008.05.10 227
420 분수(分水) 이월란 2008.05.10 253
419 제2시집 사이클론 이월란 2008.05.10 226
418 걸어다니는 옷 이월란 2008.05.10 272
417 그네 이월란 2008.05.10 227
416 생즉원(生卽願), 생즉원(生卽怨) 이월란 2008.05.10 304
415 머핀 속의 사랑 이월란 2008.05.10 240
414 제2시집 가등 이월란 2008.05.10 206
413 제2시집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10 212
412 제2시집 미음드레 이월란 2008.05.10 394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