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벗기
이 월란
비온 뒤
하늘 끝에서 들려온 말
외로움
외로움을 벗는다
질척한 새벽 골목길에
고독단신, 홀몸으로 늘어선
왜청빛 수단추 차례로 풀어
두 팔 가득 꼭 낀 설움 걷어내고
외방의 훌쩍임 고인
병목같은 모가지를 지나
늘어나지 않을 듯 목을
조이는 음울 쓴 허물
물고기처럼 빠져나오면
외자곡길 지느러미
잔상처럼 이내
멀어져도 희미해져도
설미쳐 돌아온
외돌토리, 애린의 그림자 가득
나신에 새겨진
등푸른 영구문신
그
외로움
2008-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