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1 13:37

우리, 언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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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제부터


                                                                                      이 월란



우리 언제부터
저 푸른 호수같은 세월로 서로의 가슴에 고여 있었나


우리 언제부터
저 고요하게 낯선 땅의 바윗돌처럼 서로의 마음을 지켜 왔었나

    
우리 언제부터
지나가는 나그네를 위해 말없이 문을 열고 닫는 저 관광지의 선물가게처럼
그 날의 눈물과 미소를 선물처럼 서로에게 남기며 왔었나


우리 언제부터
같은 배를 탄 운명처럼 똑같은 파도의 높이에 눈을 맞추며
설움의 닻을 올리고 또 내리며 왔었나
  

우리 언제부터
저 사막같은 세상 속에서 살아 남으려 똑같은 가시를 키우며 서로를 찌르다
마셔도 마셔도 또 목마른 한뼘 오아시스를 서로의 가슴에 파놓으며 왔었나
  

우리 언제부터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처럼 서로의 눈 앞에서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서로의 문이 되어 있었나


우리 언제부터
아침의 햇살을 모아 석양의 이정표를 밝혀 주는 서로의 길이 되어 있었나


                                                                                  200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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