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92
어제:
176
전체:
5,020,893

이달의 작가
2008.07.02 13:46

그리고 또 여름

조회 수 250 추천 수 1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고 또 여름


                                                        이 월란
  



사금파리 햇살 부서지는 빛의 처녀림
사하라의 성벽마다 파라오의 시녀같은 계집아이들
비치파라솔 아래서 레모네이드를 팔고
염천의 세포마다 일도 화상의 물집을 짓는
빛의 루머를 따라 물찬 제비처럼 날아오르는 여름
모피를 벗어 던진 여름의 귀족들마저
수치를 몰랐던 최초의 인간을 꿈꾸며
달아오른 지구의 가슴에 남은 옷을 벗어 던지고
파피루스에 새겨진 상형문자 같은 해 아래
초록빛의 정글 속, 열병을 치러내는 일인용 침상들
암초같은 몸뚱이마다 여생의 빛줄기는
해초다발처럼 질기고
아, 저 뜨거운 빛의 발원지는 너의 가슴이었음을
동명이인같은 이 생소한 여름은 이제 잊었나
마비된 바람 한 점 쓸쓸한 것들의 묵언처럼
갈잎으로 떨어져 내리고, 빛그물 아래
레몬수에 노랗게 물든 병아리같은 계집애들만 여름을
콕콕 쪼아대는데 바람도 달아오른 뜨거운 길
가을을 수태하고 석달 열흘 솟아오를, 백일몽같은
여름의 배퉁이를 싣고
실로폰 소리 흩날리는 아이스크림 차 한 대
열병에 부름받은 구급차처럼 지나간다


                                                  2008-07-0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1 시야(視野) 이월란 2008.09.04 246
1370 왜 당신입니까 이월란 2008.05.10 247
1369 동일인물 이월란 2008.05.10 247
1368 그리움 이월란 2008.11.19 247
1367 평생어치 이월란 2008.05.09 248
1366 Dexter 이월란 2008.05.10 248
1365 제2시집 봄밤 이월란 2008.05.10 248
1364 제2시집 탈놀이 이월란 2008.08.11 248
1363 젖니 이월란 2011.09.09 248
1362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5.10 249
1361 푸른언어 이월란 2008.05.10 249
1360 폭설 이월란 2008.10.09 249
1359 포츈쿠키 이월란 2011.07.26 249
1358 상사 (相思) 이월란 2008.05.10 250
1357 제2시집 봄의 가십 이월란 2008.05.10 250
»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250
1355 투명한 거짓말 이월란 2008.10.11 250
1354 그림자숲 이월란 2009.04.05 250
1353 제2시집 가을짐승 이월란 2008.05.10 251
1352 먼지 이월란 2008.05.10 251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