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6 12:15

새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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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이 월란




여명의 달빛 속에 페달을 밟아
꿇어 엎드린 두 무릎 사이로 아침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살아 온 세월 속에 두 발을 담그고
흩어지는 세월 위에 두 손 모아 간단없이 간청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보다도 지은 죄가 더 무거워
허리 굽혀 아뢰고도 퉁퉁 부은 두 눈으로 죄인의 괴수가 된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뻔뻔한 하늘의 자녀가 되어 불쌍히 여겨줍사
배운 적 없는 천상의 언어로 그 분을 부르는 애절한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내내 훌쩍여도 두 발 디딘 땅을 외면치 못해
빛의 화인을 맞은 두 눈 질끈 감고도 가슴 치며 통곡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버리고 또 버려도 고개드는 욕념 앞에 죽도록 고개 숙인
저 사람들의 뒷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내 살아온 세상엔 없었음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200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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