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6 12:15

새벽기도

조회 수 426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새벽기도


                                                                                이 월란




여명의 달빛 속에 페달을 밟아
꿇어 엎드린 두 무릎 사이로 아침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살아 온 세월 속에 두 발을 담그고
흩어지는 세월 위에 두 손 모아 간단없이 간청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그 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보다도 지은 죄가 더 무거워
허리 굽혀 아뢰고도 퉁퉁 부은 두 눈으로 죄인의 괴수가 된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뻔뻔한 하늘의 자녀가 되어 불쌍히 여겨줍사
배운 적 없는 천상의 언어로 그 분을 부르는 애절한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내내 훌쩍여도 두 발 디딘 땅을 외면치 못해
빛의 화인을 맞은 두 눈 질끈 감고도 가슴 치며 통곡하는 사람들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버리고 또 버려도 고개드는 욕념 앞에 죽도록 고개 숙인
저 사람들의 뒷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내 살아온 세상엔 없었음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2008-07-06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7 제2시집 그곳엔 장마 이월란 2008.06.18 580
1236 P.T.O. 이월란 2008.06.19 503
1235 이월란 2008.06.20 451
1234 제2시집 비손 이월란 2008.06.21 531
1233 제2시집 목걸이 이월란 2008.06.24 800
1232 나에게 말 걸기 이월란 2008.06.24 467
1231 Soap Opera* 증후군 이월란 2008.06.25 494
1230 제2시집 노을 2 이월란 2008.06.26 550
1229 우리, 언제부터 이월란 2008.07.01 518
1228 그리고 또 여름 이월란 2008.07.02 450
1227 제2시집 붉은 남자 이월란 2008.07.04 656
1226 제2시집 추월 이월란 2008.07.05 607
» 새벽기도 이월란 2008.07.06 426
1224 빗물 이월란 2008.07.07 435
1223 제2시집 부메랑 이월란 2008.07.11 566
1222 제2시집 홍하(紅霞)의 해빈 이월란 2008.07.08 631
1221 가지치기 이월란 2008.07.13 426
1220 제2시집 군중 속에서 이월란 2008.07.14 595
1219 창 밖에 꽃이 이월란 2008.07.15 441
1218 제2시집 로란 (LORAN) 이월란 2008.07.16 542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85 Next
/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