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6
어제:
138
전체:
5,029,477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7.22 12:57

실종

조회 수 238 추천 수 2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실종



                                                                                                                                  
이 월란



허공의 비탈은 가파르다. 무엇인가 추락하고 있다. 대기층은 먹구름에 포위 당했고 늘 습한 곳만 찾아다니던 마음이 되려 빛이 되고픈 석음(夕陰) 같은 이 아침. 세상은 눅눅히 곰팡이 꽃만 피워도 비는 오지 않을 것이다. 건기의 사막은 비를 감당해 내지 못한다. 익사를 당하고 말 것이다. 실종 되고 말 것이다. 실종된 사막 위에서 사보텐의 가시들은 다시 잎이 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리고 쉽게 돌아 선다. 실종신고는 거의 해결 되지 못할 골칫거리 일 뿐. 백야(白夜)같은 이 흐림의 실체. 박명의 거리에서 마침내 잎이 될 가느다란 가시 위에 잎무늬를 새긴다. 해는 행려의 목덜미를 낚아채는 서늘한 기운 뒤에서 칩거 중이다. 습한 오한이 는개처럼 밀려오면 씻겨내리지 못하는 세월의 잔재들이 어디 이것들 뿐이랴. 물냄새가 피어 오른다. 불꽃같은 기적의 심지들이 심어진 멧갓에는 벌목꾼들이 숨어 있다. 성체같은 사람들은 빛의 전령RNA처럼 경전을 외우고 선한 눈빛으로 천국열쇠의 각을 뜨고 있다. 우울과 절망의 경계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 만큼이나 가깝다. 환청 같은 빗소리 국경을 넘었고 사막은 실종되고 있다.  

                                                                                                                                
2008-07-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F와 G 그리고 P와 R 이월란 2010.09.20 683
1130 그리운 이에게 이월란 2010.09.20 526
1129 부모 이월란 2010.09.20 546
1128 영문 수필 Security or Freedom 이월란 2010.09.20 396
1127 영문 수필 Were They Radicals or Conservatives? 이월란 2010.09.20 518
1126 제3시집 GI 신부 이월란 2010.09.06 493
1125 묘지의 시간 이월란 2010.09.06 477
1124 해체 이월란 2010.09.06 381
1123 편지 4 이월란 2010.09.06 353
1122 제3시집 눈물의 城 이월란 2010.09.06 375
1121 사랑밖에 이월란 2010.09.06 372
1120 반지 이월란 2010.09.06 422
1119 견공 시리즈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366
1118 여름산 이월란 2010.08.22 477
1117 연옥 이월란 2010.08.22 422
1116 외계인 가족 이월란 2010.08.22 457
1115 그대의 신전 이월란 2010.08.22 427
1114 난청지대 이월란 2010.08.22 421
1113 바람개비 이월란 2010.08.22 463
1112 저격수 이월란 2010.08.22 412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