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5
어제:
184
전체:
5,020,690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8.13 13:29

분신

조회 수 217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분신(分身)


                                                              이 월란



나의 몸은 정확한 좌우대칭이었다.
아이 하나 낳고 나선 한쪽 귀퉁이 살점이 아이가 되었는지
휘청 휘청 한쪽으로 자꾸만 기울어졌다
아이 하나를 더 낳으면 다른 한쪽의 살점이 아이가 되어
평형을 되찾을까 하나를 더 낳았더니
달팽이관에 이상이 온 듯 같은 쪽으로 더 기울어졌다
휑하게 뚫린 틈새가 만져져 바람이 거센 날엔
시리다 못해 아리다
평형감각은 완전히 퇴화되었다
반고리관의 림프액은 이제 수평의 세월을 잊었다
자궁 속 아이들의 인자는 똑같아서 같은 부위의 살점만을
뜯어 먹고 자라는 것일까
아이들은 나만큼 자랐는데 빈 살집은 채워지지 않아
가끔씩 나를 주저앉히기도 한다
바람이 집을 지은 틈새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
날아가려 한다, 자꾸만 날아가려 한다

                                                       2008-08-1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1 제2시집 동거 이월란 2008.08.12 235
» 제2시집 분신 이월란 2008.08.13 217
1149 제2시집 밤비행기 이월란 2008.08.24 264
1148 몸 푸는 사막 이월란 2008.08.25 303
1147 제2시집 모하비 이월란 2008.08.26 799
1146 영시 The Leaning Tower of Pisa 이월란 2010.06.18 547
1145 산불 이월란 2008.08.27 273
1144 흔적 이월란 2008.08.28 282
1143 포이즌(poison) 이월란 2008.08.30 262
1142 제2시집 할러데이 편지 이월란 2008.08.31 257
1141 제2시집 자해 이월란 2008.09.01 207
1140 사랑 7 이월란 2008.09.02 211
1139 백념(百念) 이월란 2008.09.03 299
1138 시야(視野) 이월란 2008.09.04 246
1137 디아스포라의 바다 이월란 2008.09.06 219
1136 이인(二人) 이월란 2008.09.07 291
1135 1시간 50분 이월란 2008.09.08 243
1134 스시맨 이월란 2008.09.09 345
1133 이별나무 이월란 2008.09.10 259
1132 간헐천 이월란 2008.09.13 218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