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1
어제:
288
전체:
5,021,782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9.14 13:23

벽 2

조회 수 269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벽 2


                                                                                                                 이 월란


    
나는 감히 손을 뻗지 못한다 No Outlet 이나 Dead End 란 사인을 언제 지나쳐 왔을까 손끝에 닿지 못한 벽은 아직 벽이 아니다 인정하지 않기로 한다 쫓긴 짐승이 되지 않기로 한다 손끝 너머에 절망의 도안이 새겨진 벽들, 서로에게 걸린 최면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좋겠다 막다른 골에도 철따라 꽃이 핀다



“때론 서로의 벽이 되었습니다
막힌 담장 아래서 차라리 부등켜 안을 수 있었지요
찬바람도 건너 뛰는 벽과 벽 사이
우린 근시의 시야에 순종하며 서로의 섬을 잇대어
보안등 아래 백목련같은 집을 짓고
황막한 무인도 가득 길을 심었지요
슬픈 밥상을 사이에 두고 가끔 서로를 허물 때면
유난히 밝아 보이는 별빛을 따라 서로를 타고 오르다
허물다 만 벽을 베고도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꿈의 능선이 함몰되면 밤마다 춤을 추는 저 벽, 때론 바람의 심장을 뚫었고 때론 비의 가슴을 관통했었지 아직 포박되지 않은 자유가 마주한 벽을 따라 도열하고 있다 영원한 평행선으로 나란히 엎드린 한줌의 푸닥거리를 위해 손가락은 자라지 않고 자란 손톱은 정기적으로 삭제 당한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나를 둘러 싼 벽은 더 이상 나의 벽이 되지 못한다



“벽을 따라 갑니다
어딘가에 있을 벽 없는 곳을 향해
절묘한 굴곡의 해안선을 흘러 갑니다”

                                                                                                             2008-09-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배아 이월란 2010.07.19 433
790 시평 백남규 평론 이월란 2016.08.15 47
789 백념(百念) 이월란 2008.09.03 299
788 견공 시리즈 백수건달 토비 (견공시리즈 92) 이월란 2011.04.09 358
787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786 백지 사막 이월란 2009.11.03 378
785 버러지 이월란 2010.01.29 396
784 버리지 못하는 병 이월란 2008.05.09 865
783 버뮤다 삼각지대 이월란 2009.06.01 584
782 벌레와 그녀 이월란 2009.08.29 365
781 범죄심리 이월란 2010.08.08 374
780 견공 시리즈 벙어리 시인 (견공시리즈 95) 이월란 2011.04.09 409
779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월란 2008.12.04 314
778 벽 1 이월란 2008.05.10 290
» 제2시집 벽 2 이월란 2008.09.14 269
776 제3시집 벽거울 이월란 2014.05.28 389
775 제3시집 변경 이월란 2012.05.19 324
774 변기 위의 철학 이월란 2010.12.14 502
773 제1시집 이월란 2008.05.10 338
772 별 2 이월란 2008.05.10 267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