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65
어제:
194
전체:
5,030,374

이달의 작가
제2시집
2008.09.14 13:23

벽 2

조회 수 269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벽 2


                                                                                                                 이 월란


    
나는 감히 손을 뻗지 못한다 No Outlet 이나 Dead End 란 사인을 언제 지나쳐 왔을까 손끝에 닿지 못한 벽은 아직 벽이 아니다 인정하지 않기로 한다 쫓긴 짐승이 되지 않기로 한다 손끝 너머에 절망의 도안이 새겨진 벽들, 서로에게 걸린 최면에서 깨어나지 않아도 좋겠다 막다른 골에도 철따라 꽃이 핀다



“때론 서로의 벽이 되었습니다
막힌 담장 아래서 차라리 부등켜 안을 수 있었지요
찬바람도 건너 뛰는 벽과 벽 사이
우린 근시의 시야에 순종하며 서로의 섬을 잇대어
보안등 아래 백목련같은 집을 짓고
황막한 무인도 가득 길을 심었지요
슬픈 밥상을 사이에 두고 가끔 서로를 허물 때면
유난히 밝아 보이는 별빛을 따라 서로를 타고 오르다
허물다 만 벽을 베고도 곤히 잠이 들었습니다“



꿈의 능선이 함몰되면 밤마다 춤을 추는 저 벽, 때론 바람의 심장을 뚫었고 때론 비의 가슴을 관통했었지 아직 포박되지 않은 자유가 마주한 벽을 따라 도열하고 있다 영원한 평행선으로 나란히 엎드린 한줌의 푸닥거리를 위해 손가락은 자라지 않고 자란 손톱은 정기적으로 삭제 당한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나를 둘러 싼 벽은 더 이상 나의 벽이 되지 못한다



“벽을 따라 갑니다
어딘가에 있을 벽 없는 곳을 향해
절묘한 굴곡의 해안선을 흘러 갑니다”

                                                                                                             2008-09-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1 견공 시리즈 뻔한 이치 (견공시리즈 102) 이월란 2011.05.10 320
410 견공 시리즈 악플러 1 (견공시리즈 103) 이월란 2011.05.10 311
409 악플러 2 이월란 2011.05.10 260
408 이월란 2011.05.10 257
407 염색 이월란 2011.05.10 295
406 오리가족 이월란 2011.05.10 307
405 파이널 이월란 2011.05.10 261
404 어릴 때 나는 이월란 2011.05.10 464
403 혼돈의 꽃 이월란 2011.05.10 340
402 꽃불 이월란 2011.05.10 315
401 집 밖의 집 이월란 2011.05.10 381
400 그녀의 리뷰 이월란 2011.05.10 338
399 견공 시리즈 굄(견공시리즈 104) 이월란 2011.05.31 381
398 견공 시리즈 슬픈 유추(견공시리즈 105) 이월란 2011.05.31 316
397 견공 시리즈 살아남기(견공시리즈 106) 이월란 2011.05.31 268
396 견공 시리즈 세월에게(견공시리즈 107) 이월란 2011.05.31 300
395 시체놀이 이월란 2011.05.31 326
394 터널 이월란 2011.05.31 262
393 이중국적 이월란 2011.05.31 336
392 즐거운 설거지 이월란 2011.05.31 367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