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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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2008.11.12 15:35

흔들리는 집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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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집 5


                                                              이월란



똑똑하신 우리 아버진 대구로 출장을 가신대요
영특하신 우리 엄마도 출장을 가신대요


그 날의 지진강도는 리히터 지진계 6.5
겨울이 왔길 다행이죠. 그녀는 하얀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섰어요
밖은 더 진도가 심할텐데요
고라자손*을 삼킨 갈라진 땅처럼 그녀를 삼킬지도 모르는데요
(진원지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죠)


해가 지듯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내게 말했어요
사설탐정처럼, 무협소설의 주인공처럼
미적분 보다도 더 난해한 공식을
그녀가 세세히 가르쳐 주었어요
(지금은 그 공식이 생각이 나질 않아요, 너무 어려웠거든요)


그리고 우린 다같이 사이좋게 밥을 먹었죠
미행자도, 도망자도, 방관자도
사이좋게 냠냠 맛있게도 먹었죠

                                                           2008-11-12




* 고라자손 : 레위지파로서 아론과 모세에게 반역을 꾀하다 갈라진 땅 속으로
             묻히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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