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9 14:31

새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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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떼


                                                                 이월란



우리집 앞은 새들의 서식지야
시동을 걸고 차를 몰기 시작하면 벌떼처럼 날아오르는 것들
아, 난 말 못해, 시를 쓰는 당신만 생각이 나


피아니스트인 그녀는 늘 나를 당신이라 부른다
환갑과 항암을 함께 맞이한 앙상한 그 얼굴에
봄이면 비엔나에 가서 피아노를 칠 거라며
밉지 않은 자랑이 새떼처럼 날아 오른다


새들이 이동을 할 때까지
그녀의 집엔 당분간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오는데


I-215 프리웨이에 오르자마자 숨어있던 새들이 날아올랐다
백 마리, 아니 오백 마리
하얀 뱃가죽이 너울 너울, 햇살 아래 사금파리처럼 반짝인다
내 몸에서 빠져나온 현기증 나는 환희, 낯설다


섬이 된 나를 파도처럼 날아올라
눈이 아프도록 춤을 추는 바다
하얀 배를 채우고 협곡을 날아오른 저 기억들


하늘을 향해 운전을 하던 차가 갓길에서 휘청
바다가 길을 트고 있다
시를 쓰는 당신, 무슨 말을 해야 하나

                                                              200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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