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2008.11.20 14:48

유고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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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월란



詩를 쓰는 일은
마치 구조를 기다리며 난간에 매달리듯, 무작정 그것을
꽉 부여잡고 있는 것이라고 누군가 그랬다
내가 모르는 그 시인은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사망소식처럼
내가 아는 백화점의 파산소식보다도 작은 놀라움으로
그렇게 잠시 스쳐갔을 뿐이었다
죽었구나


장담이 아닌 불안으로
믿음이 아닌 의심으로
대답이 아닌 물음으로
결론이 아닌 전제로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로


멀쩡한 몸뚱이 안에서 어딘가 자꾸만 아파오는 비상식의
신열이 고스란히 고여 있는 행간에서
떨어져내린 그는
추락했을까, 구조되었을까


아랑곳 없는 詩만 아직도 난간을 붙들고 있다
하얀 백지 위에서

                                                            200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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