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04
어제:
288
전체:
5,021,755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8

낙엽

조회 수 28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1130 견공 시리즈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284
1129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1128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1127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1126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1124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1123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286
1122 복사본 이월란 2009.10.21 286
1121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1120 사는게 뭐래유? 이월란 2008.05.10 287
1119 사랑 5 이월란 2008.05.10 287
1118 그 섬에 이월란 2008.05.10 287
1117 견공 시리즈 욕(견공시리즈 109) 이월란 2011.09.09 287
1116 독종 이월란 2009.09.19 287
1115 바람의 길 6 이월란 2010.08.08 287
1114 봄비 이월란 2008.05.09 288
1113 성탄절 아침 이월란 2008.05.10 288
1112 안락한 총 이월란 2009.10.08 288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