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80
어제:
176
전체:
5,020,981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8

낙엽

조회 수 28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1 행복한 무기수 이월란 2008.05.10 287
530 복사본 이월란 2009.10.21 286
529 견공 시리즈 비밀 2(견공시리즈 26) 이월란 2009.09.16 286
528 가슴귀 이월란 2009.04.07 286
» 낙엽 이월란 2008.11.23 286
526 백일장 심사평 이월란 2008.05.10 286
525 흔들리는 집 4 이월란 2008.11.11 285
524 이별이 지나간다 이월란 2008.05.10 285
523 사랑아 1 이월란 2008.05.09 285
522 견공 시리즈 잠버릇(견공시리즈 47) 이월란 2009.11.16 284
521 나는 나를 통역한다 이월란 2009.05.12 284
520 포츈쿠키 이월란 2009.01.15 284
519 운명을 고르다 이월란 2012.02.05 283
518 꽃신 이월란 2011.07.26 283
517 립싱크 (lip sync) 이월란 2009.07.27 283
516 비섬 이월란 2008.05.30 283
515 눈꽃 이월란 2008.05.10 283
514 제1시집 당신에게도 이월란 2008.05.09 283
513 약속 이월란 2009.09.23 282
512 시제(時制) 없음 이월란 2009.05.04 282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