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23
어제:
265
전체:
5,022,477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8

낙엽

조회 수 286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엽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1 이월란 2008.10.24 281
530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529 제3시집 공항대기실 2 이월란 2008.10.22 722
528 바람의 혀 이월란 2008.10.21 298
527 밤꽃 파는 소녀 이월란 2008.10.20 489
526 제3시집 세월 2 이월란 2008.10.20 212
525 심문 이월란 2008.10.18 239
524 환승 이월란 2008.10.17 279
523 세상을 끌고 가는 차 이월란 2008.10.16 277
522 첫눈 이월란 2008.10.15 234
521 단풍 이월란 2008.10.14 198
520 제3시집 수선집 여자 이월란 2008.10.12 403
519 투명한 거짓말 이월란 2008.10.11 250
518 폭설 이월란 2008.10.09 249
517 제3시집 세월 이월란 2008.10.08 212
516 횟집 어항 속에서 이월란 2008.10.07 570
515 기억색 이월란 2008.09.18 309
514 사내아이들 이월란 2008.09.18 255
513 제2시집 까막잡기 이월란 2008.09.16 280
512 제2시집 벽 2 이월란 2008.09.14 269
Board Pagination Prev 1 ...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