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05
어제:
276
전체:
5,025,627

이달의 작가
2008.11.23 10:19

무거운 숟가락

조회 수 320 추천 수 1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무거운 숟가락


                                                                         이월란




지금까지 그 흔한 철봉에 턱걸이 하나 걸쳐 본 적 없다
스키장까지 아이를 데리러 가느라 급경사의 S라인을
핸들 꽉 붙들고 한 시간 동안 벌벌 기어 갔다 왔다
찬밥덩이를 해결하느라 김치 볶음밥을 반 시간 동안
꾹꾹 눌러 휘저었다
밥을 먹는데, 팔이 마취 주사 맞은 듯 어깨가 한 짐이다
“에이고오~, 숟가락 들 힘도 없데이~”
한 번씩 몸살을 하실 때마다 끙끙 앓던 울 엄마 목소리 간절하다
“할망구, 그 밥 다 먹나 안먹나 볼끼다”
째려보는 못된 딸년 앞에 두고도
"묵는거 버리모 죄 받는다 아이가"
밥 한 톨 남기지 않으셨던
먹성도, 몸집도 좋으셨던 주책바가지 울 엄마 보고프다
천국에서도 밥을 먹고 산다는데
숟가락 들 힘 펄펄 살아나셨을까나
아기 단풍잎만한 빈 숟가락 위에 일찌감치 떠나신
울 엄마 시름이 다 얹혀 있다

                                                                         2008-11-23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 나의 로미오 이월란 2009.06.10 340
790 가을 혁명 이월란 2009.09.23 340
789 제3시집 독방 이월란 2009.11.25 340
788 영시집 A Mist and a Virus 이월란 2010.03.13 340
787 혼돈의 꽃 이월란 2011.05.10 340
786 단지, 어제로부터 이월란 2011.05.31 340
785 악습 이월란 2008.05.09 341
784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이월란 2008.05.10 341
783 격자무늬 선반 이월란 2008.05.27 341
782 견공 시리즈 토비의 창(견공시리즈 51) 이월란 2009.12.09 341
781 제2시집 노안 이월란 2008.05.10 342
780 걸어오는 사진 이월란 2009.01.13 342
779 견공 시리즈 견공은 결코 웃지 않으신다(견공시리즈 6) 이월란 2009.06.10 342
778 견공 시리즈 환자 토비(견공시리즈 40) 이월란 2009.10.14 342
777 제2시집 등라(藤蘿) 이월란 2008.05.10 343
776 미몽(迷夢) 이월란 2008.05.10 343
775 영문 수필 Self-Assessment 이월란 2011.03.18 343
774 견공 시리즈 젖내(견공시리즈 122) 이월란 2012.05.19 343
773 하얀 침묵 이월란 2008.05.08 344
772 제1시집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5.09 344
Board Pagination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 83 Next
/ 83